옛날 남자들은 수염을 멋지게 길러 상남자다운 멋을 추구하는 시대였다면, 요즘은 수염이 없는 깔끔한 멋을 추구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성분들 취향이 수염 기른 남자가 아닌 깔끔한 느낌을 주는 남자라고 합니다.
수염이 많은 남성분들은 어떻게 보면 제모가 필수인 시대가 된 것입니다.
굳이 이성의 호감 때문이 아니더라도 수염은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정리하지 않고 기르면 지저분해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면도기로 면도를 하는 중에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면도나 상처가 중첩되면서 해당 피부에 색소침착이나 모낭염 등을 유발할 수도 있고요.
저도 수염이 매우 많이 자라는 편이고, 위의 이유로 레이저 제모를 받은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레이저 수염 제모
목차
- 레이저 제모 원리
- 영구제모는 가능한 것인가
- 레이저 수염 제모 후기
- 제모 전 주의 사항
- 제모 후 주의사항
제 수염 제모 후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받은 레이저 제모 시술이나 원리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레이저 제모 원리
레이저 제모는 특정 파장대의 레이저를 쏘아서 피부 속의 검은색 모근에 열을 가해 모근을 죽이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그러나 레이저의 파장에 따라 제모의 효과가 좋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털이 열을 머금고 있다가 주변으로 보내는 시간은 보통 40~100밀리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헌데, 초기에 사용된 제모 레이저는 대부분 레이저를 쬐는 시간이 나노초에 불과하여 그 효과가 떨어졌습니다. 요즘에는 대부분 레이저를 쬐는 시간이 밀리초에 해당하는 파장이 긴 레이저나 IPL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런 파장이 긴 레이저들은 털에 있는 멜라닌 색소를 타깃으로 하는데, 멜라닌을 함유하고 있는 털에 선택적으로 열을 가해 털 근처의 줄기세포를 갖고 있는 모근(모유두)을 파괴하는 것이 바로 레이저 제모의 원리입니다.
하나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빛은 밝은 색의 물질에는 잘 흡수되지 않는 성질이 있습니다.
때문에 피부에는 레이저가 별로 흡수되지 않고 검은색의 모낭에만 흡수되고, 흡수된 에너지가 뜨거운 열로 변해 모낭을 파괴하게 됩니다.
따라서 털이 검고 털과 주변 피부의 색깔 차이가 클수록, 털이 덜 촘촘할수록, 털이 굵을수록, 모근의 깊이가 깊지 않을수록 제모가 좀 더 수월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영구 제모는 가능한 것인가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영구 제모라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레이저 제모 시술을 한다고 하여 한 번에 털이 다 사라지는 건 아니며, 시술 후에는 털이 점점 가늘어지고 밀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제모 횟수가 중첩될수록 털이 가늘어지는 것을 느끼며, 수염자국이 서서히 옅어지며 면도하기가 쉬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 번 레이저 제모를 반복하면 결국 성모가 거의 사라져서 1년에 1~2회만 제모 시술을 받아도 수염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를 대부분 영구 제모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레이저 제모 후 성모는 거의 사라져 보여도 솜털은 남아있고, 이 솜털은 특정 자극을 받으면 얼마든지 다시 성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오랜 시간 추가적인 제모 시술이 없을 경우, 털이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레이저 수염 제모 후기
저는 수염이 굵고 많이 나는 편입니다.
그래서 면도를 하더라도 남들보다 훨씬 많은 상처가 생기고, 다년간 이뤄진 면도로 인해 피부가 긁히면서 색소침착도 발생했습니다.
면도를 해도 시커멓게 남아있는 수염자국 때문에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결국 저는 레이저 수염 제모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하고 병원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레이저 수염 제모 시술을 받은 병원 명칭은 따로 밝히지 않겠습니다.
병원에 방문하여 원장님과 이런저런 상담을 받고 그날 바로 첫 번째 시술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아무리 레이저 제모 기계가 좋아져서 통증이 덜하다고 하지만 사실 제모 시술 당시의 고통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모 전 마취 크림을 제모할 수염 부위에 발라 약 약 20~30분 동안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20~30분 정도 지나고 나면 코밑, 볼, 턱 부위가 얼얼해지며 마취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후 시술실로 이동하였는데, 시술실에는 환자가 누울 수 있는 침대와 레이저 제모 기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껴안을 수 있는 인형도 하나 있었는데, 시술 중에 아프면 인형을 꽉 껴안으며 참으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포지 계열의 레이저 제모 기기로 제모를 받았는데, 해당 기기는 아포지 플러스라고 하여 기존 아포지 레이저 제모 기기의 업그레이드판 같은 거였습니다.
아포지 - 소프라노 계열의 레이저 제모 기기처럼 피부에다 문지르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영역에 레이저를 '팍'하고 순간적으로 쬐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통은 있지만 소프라노 계열의 레이저 제모 기기에 비해선 덜 아프다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레이저를 쬐기 때문에 출력 높아 시술 이후에 화끈거리는 느낌이 길고 센 것이 특징으로, 시술 이후 냉찜질이 필요합니다.
아포지 플러스 - 모낭의 멜라닌 색소에만 선택 적으로 열을 집중시켜 모근 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의 레이저 제모 기기입니다.
정상적인 피부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모낭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시술은 레이저를 쏘는 손잡이를 원장님이 잡고 제 얼굴 수염부위를 이동하며 '삑' '삑' 짧게 여러 번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더군요.
레이저를 쏘는 손잡이에 쿨러가 있는가 차가운 바람이 계속 나오고 있었고요.
시술 시간 자체는 약 5분 정도로 상당히 짧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5분 동안에 처음 느껴보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정말 아픕니다.
레이저로 살 속을 지지는 느낌입니다. 수염이 굵고 빽빽하게 분포된 부위는 더 아픕니다. 진짜 눈물이 찔끔 나더군요.
시술이 끝난 뒤에는 혹시 모를 염증에 대비하기 위해 처방전을 지어줍니다.
그럼 그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가서 약을 타 먹는데 하루 분량의 약이라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1개월의 간격을 두고 5개월 동안 제모를 받았습니다. 아마 가격이 5회 60만원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5회 제모 이후 추가로 제모를 받을 때는 1회당 가격이 6만원이었구요.
5번 제모 이후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밀도가 높고 굵었던 콧수염, 턱수염의 굵기가 얇아지면서 수염자국이 확실히 옅어졌습니다.
그리고 밀도가 낮았던 볼, 턱의 수염은 아예 자라지 않더군요.
사실 수염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5번의 시술도 적은 편입니다. 시술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거의 20번도 하는 사람이 있다더군요.
확실한 건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약 2번 정도 더 시술을 받고, 코로나를 핑계로 1년 동안 시술을 받지 않았는데 지금은 수염이 꽤나 진해졌습니다.
볼과 턱은 여전히 수염이 없는 것이 유지되고 있지만, 조금씩 피부 밖으로 나오려는 아이들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다시 한번 레이저 제모 시술을 받을 예정인데요, 뭐든 그렇겠지만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염이 약해졌다고 하여 시술을 중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모 전 주의 사항
- 자외선 차단제를 항상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 치료의 효과를 낮추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썬텐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 제모 전 최소 6주 전부터는 털을 뽑지 말아야 합니다.
- 레이저 제모 시 털의 길이는 1mm 정도가 적당하므로 반드시 면도를 하고 제모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제모 후 주의 사항
- 시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붉은 기운, 가려움증, 붓기, 화끈거림을 느끼게 되는데 24~48시간 이내로 사라지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제모 당일에 가벼운 샤워는 가능하지만 목욕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치료 부위의 피부색의 변화를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제모 후 약 5일 동안은 면도를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차피 피부가 자극을 받은 상태라 면도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레이저 제모의 원리와 저의 레이저 수염 제모 시술 후기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막연하게 레이저 제모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분들을 위해 솔직하게 제 경험을 공유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관심 있는 분들은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